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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 돈이 들어오는 구조

시장이라는 물탱크에 물은 어디서 들어오고 어디로 빠지는가

"좋은 회사인데 왜 빠지지?" 이 물음의 답은 종목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 있다. 이 장은 돈이 들어오고 빠지는 길을 그림 한 장으로 본다.

시장은 물탱크다

들어오는 다섯 수도꼭지 예탁금 신용융자 외국인 기관·연금 ETF 시장 물탱크 물 = 시장에 들어와 있는 돈 수위 = 주가 탱크 크기 = 상장된 주식 수 수위 배수구: 유상증자·IPO · 대량매도 · 거래비용 · 자산 이동
주식 수(탱크 크기)는 잘 안 변하는데 물(돈)이 늘면 수위(주가)가 올라간다. 물이 빠지면 좋은 회사도 같이 내려간다.
먼저 깨야 할 오해 "내가 100만 원어치 샀으니 그 회사에 100만 원이 들어갔다"고 여기기 쉬운데 아니다. 이미 상장된 주식을 사는 건 다른 주주에게서 사는 것이라 회사 금고에는 한 푼도 안 들어간다. 회사에 돈이 들어가는 건 상장(IPO)이나 유상증자처럼 새 주식을 찍을 때뿐이다.

수도꼭지 다섯 개

① 개인 예탁금 — 로비에 서 있는 사람들

증권사 계좌에 들어와 있지만 아직 주식을 사지 않은 돈이다. 영화관 로비에 서 있는 관객이라고 보면 된다. 로비에 사람이 많으면 언제든 상영관(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고, 로비가 비면 새로 들어올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② 신용융자 — 빌린 양동이로 붓는 물

돈을 빌려 산 금액이다. 물을 붓기는 하는데 언젠가 돌려줘야 하는 물이라, 조금만 빠져도 강제로 퍼내야 한다(5장 반대매매).

③ 외국인 — 달러를 들고 온 손님

달러를 원화로 바꿔 우리 주식을 산다. 그래서 이 손님은 주가와 환율을 동시에 본다(7장). 자금이 커서 방향이 몇 주씩 이어지면 시장 분위기가 그쪽으로 기운다.

④ 기관·연기금 — 규칙대로 움직이는 큰손

"주식 60%, 채권 40%"처럼 정해 둔 비중을 지켜야 하는 돈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 비중이 저절로 커지니 규칙을 맞추려고 팔고, 많이 내리면 반대로 산다. 감정이 아니라 규칙이라 개인과 자주 반대편에 선다.

⑤ ETF·펀드 — 장바구니째 사는 돈

ETF에 돈이 들어오면 그 안에 담긴 종목이 한꺼번에 매수된다. 개별 호재가 없는데 대형주가 같이 오르내리는 날은 이것 때문일 때가 있다.

ETF와 ETN, 뭐가 다른가

둘 다 이름·거래 방식이 비슷해 헷갈리지만, 안에 실제로 뭘 들고 있는지가 결정적으로 다르다.

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증권)
실체여러 종목을 묶은 "펀드"를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증권사가 "이 지수 수익률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증권(채권과 비슷)"
자산 보유운용사가 실제 주식·채권을 사서 신탁(별도 보관)한다실제 자산을 담고 있지 않다 - 발행 증권사의 약속(신용)일 뿐이다
발행사가 망하면자산이 따로 보관돼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발행 증권사가 부실해지면 약속을 못 지킬 위험(신용위험)이 있다
만기보통 없음(회사가 상장폐지하지 않는 한 계속)정해진 만기가 있다(보통 1~20년)
구분하는 법 종목명 끝에 "(H)" 같은 표시나 "ETN"이라는 글자가 직접 들어간 경우가 많다("KODEX 인버스"는 ETF, "미래에셋 인버스 ETN"처럼 이름에 ETN이 박혀 있는 식). 헷갈리면 종목명에 ETN이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레버리지·인버스 - "매일" 재조정된다는 함정

지수를 2배로 따라가는 레버리지(2X), 반대로 따라가는 인버스(-1X) 상품은 하루 단위로 다시 맞춘다(리밸런싱). 그래서 지수가 올랐다 내렸다 하며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도,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원래 가격을 못 찾고 손실이 남을 수 있다.

예시(가상값) 지수가 100 -> 110(+10%) -> 100(-9.1%)으로 움직여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고 하자. 2배 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100 -> 120(+20%) -> 98.2(-18.2%)가 되어, 지수는 제자리인데 레버리지는 -1.8% 손실로 남는다. 방향이 왔다 갔다 할수록 이 손실(변동성 감가)이 쌓인다 - "매일 재조정"이라는 구조 자체가 한 방향으로 오래 이어질 때는 유리하지만, 오르내림이 잦을 때는 불리하게 작동한다.
괴리율 ETF·ETN의 시장 거래가격과, 실제 보유 자산의 가치(NAV·순자산가치)가 서로 다르게 벌어지는 정도다. 거래가 뜸한 상품일수록 괴리율이 커질 수 있어, 사기 전에 괴리율이 과도하게 벌어져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게 좋다.

수도꼭지를 여닫는 손잡이 = 금리

상황사람들 생각돈의 방향
예금 금리 5%"가만 둬도 5%인데 굳이 위험하게?"주식 → 예금·채권
예금 금리 1%"이자로는 답이 없다"예금 → 주식·부동산·코인

같은 회사, 같은 실적인데 금리가 높은 시기엔 싸게, 낮은 시기엔 비싸게 거래되는 이유가 이것이다. 회사가 변한 게 아니라 돈의 값이 변한 것이다(자세한 계산은 7장).

오늘 흐른 물의 양 = 거래대금

거래대금은 그날 사고판 금액의 합이다. 가게로 치면 매출이다.

  • 많다 관심이 몰렸다는 뜻. 오르든 내리든 그 방향에 힘이 실린다.
  • 적다 한산하다. 작은 주문에도 가격이 튀고, 급등주를 따라 사면 되팔 사람을 찾기 어렵다.
거래대금 = 탈출구의 넓이 하루 거래대금이 3억 원인 종목에 3,000만 원을 넣으면, 파는 순간 내 주문이 가격을 끌어내린다. 살 때는 몰라도 팔 때 반드시 겪는다. 종목을 고를 때 거래대금부터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선물과 옵션 — 돈이 먼저 움직이는 곳

뉴스에서 "선물이 빠지니 현물도 밀렸다"는 말이 나온다. 선물·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나중에 사고팔기로 한 약속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선물 3개월 뒤 배추를 포기당 3,000원에 사기로 약속 → 싸든 비싸든 반드시 이행 옵션 3,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200원에 사둠 → 유리하면 쓰고 → 불리하면 200원만 날림 옵션은 보험과 같다: 보험료(프리미엄)를 내고 위험에 대비한다 다만 만기가 지나면 보험은 소멸한다 — 권리 가격은 0이 될 수 있다
선물은 "반드시 이행하는 약속", 옵션은 "쓰거나 버릴 수 있는 권리".

같은 출발점, 다른 약속

오늘 코스피200 지수가 400이라고 하자. 한 달 뒤의 지수값을 놓고 두 사람이 약속을 만든다. 여기서 꼭 알아둘 말은 세 개다.

말아주 쉽게 말하면이 예에서는
만기약속의 결산일한 달 뒤
행사가미리 정한 가격지수 400
프리미엄옵션 권리에 내는 보험료5
출발: 지수 400 · 한 달 뒤 결산 선물 매수 400에 사기로 약속 · 결과를 반드시 받음 콜옵션 매수 400에 살 권리 · 보험료 5를 먼저 냄 한 달 뒤 지수 420 선물: +20 콜: +20 - 보험료 5 = +15 한 달 뒤 지수 390 선물: -10 콜: 권리를 안 씀 = -5 옵션 매수자는 보험료까지만 잃을 수 있지만, 선물은 오르고 내린 만큼 그대로 손익이 난다
같은 "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어도 선물은 결과를 전부 받고, 콜옵션은 보험료를 내고 손실 한계를 정한다.

콜·풋은 무엇을 지키는가

콜옵션은 가격이 오를 때 쓸 수 있는 "살 권리"다. 풋옵션은 가격이 내릴 때 쓸 수 있는 "팔 권리"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사는 것처럼, 풋옵션은 들고 있는 주식이 크게 빠질 때의 보험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도 공짜가 아니다. 만기까지 가격이 충분히 움직이지 않으면 콜과 풋 모두 프리미엄이 줄어들 수 있다. 방향만 맞히면 되는 게임이 아니라, 얼마나·언제까지 움직일지도 맞혀야 하는 상품이다.

  • 선물 매수와 매도는 둘 다 손익이 크게 날 수 있다. 약속을 한 쪽은 "불리하니 안 할래"라고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 옵션 매수는 낸 프리미엄보다 더 잃지 않는 구조지만, 옵션을 판 쪽은 큰 손실이 날 수 있다. "옵션은 적은 돈이니 안전하다"는 말은 절반만 맞는 말이다.
  • 이 시장은 적은 돈으로 큰 금액을 움직일 수 있어(레버리지) 기관과 외국인이 먼저 움직인다. 그래서 현물보다 반 박자 빠른 날이 있다.
  • 프로그램 매매는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자동으로 주문을 낸다. 1장에서 본 사이드카가 이 주문을 잠시 멈추는 장치다.
처음에는 직접 거래보다 신호로 본다 선물이 현물보다 먼저 약해지고 풋옵션 쪽 거래가 갑자기 늘면, 큰돈이 하락 위험을 신경 쓰는지 살펴볼 단서가 된다. 단서 하나로 내일을 맞힐 수는 없다. 선물·옵션은 시장의 온도계이지 정답지가 아니다. 실제 거래 전에는 증권사의 교육·거래 요건과 계약 크기, 증거금을 반드시 확인한다.

돈의 흐름을 읽는 순서

  1. 금리가 어느 쪽인가 → 돈이 위험자산으로 오는 계절인가, 떠나는 계절인가
  2. 외국인 수급이 며칠째 같은 방향인가
  3. 거래대금이 평소 대비 얼마인가 → 오늘 시장에 사람이 있나
  4. 그다음에 내 종목을 본다.

이 사이트에서 확인하기

  • 시장 > 증시온도의 돈 축이 이 장의 요약이다. 거래대금과 수급을 묶어 0~100으로 보여 준다.
  • 시장 > 시장지표에서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 수급, 금리·환율을 함께 본다.
30초 실습 시장지표를 열어 코스피200 선물의 방향과 코스피의 방향을 한 줄로 적어 본다. 둘이 같은 방향인지, 한쪽만 먼저 움직이는지 본 뒤 다음 날 다시 확인한다. 맞히는 연습이 아니라 현물·선물·옵션이 서로 다른 시장이면서 연결돼 있다는 감각을 만드는 연습이다.

한 줄 정리

주가는 회사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금리가 수도꼭지를 열고, 큰손이 양동이로 붓고, 거래대금이 오늘 흐른 물의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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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goodbyestarwars@gmail.com